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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May

옛날의 그 집 / 박 경 리

작성자: blue IP ADRESS: *.82.181.118 조회 수: 7928

              0005.jpg


              옛날의 그 집 -- 박 경 리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 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profile

blue

2008.05.12 09:11
*.168.72.118
모진 세월!,

육신의 멍에를 무겝게 지고 이어 가야 하는 인생은 어느인생이나
힘들고 외롭고 괴로운 삶이 아닐수 없겟지요.

박경리 선생님은
그모진 세월을 잊기 위한 몸부림으로 토지를 남겼지만 하늘을 바라 보았다는
고백은 들어 본적이 없는둣 합니다.

그모진 세월 가운데 나를 놓아 버렷다면 영원이라는 것을 만날수도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안따까운 마음이 길게 가슴을 쓰리게 합니다.

그어느 누구라도 생전에 선생님의 모진세월 가운데 생명의물 한바가지를 드렸었을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 합니다.

한민족의 격동기를 격어 오신 우리 어머니세대의 모든 어른들이
신음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참아 내어 오신
가슴 메어지는 그기억의 표정들이 생생하여져 눈물이 터집니다.

선생님!,
부디 땅위에서는 모진 세월을 참아 내셨지만
지금은 영원한 생명의 시간에 아름답게 머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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